코로나에 배터리 값 급락..'전기차 흑자' 속도 내는 현대차

박성우 입력 2020. 2. 18. 05:01 수정 2020. 2. 1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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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 현대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부문에서 조기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급감하면서 배터리 공급이 과잉 상태에 돌입했고, 올들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생산이 멈추면서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배터리 값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조사에서도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BNEF는 매년 50여개 배터리 회사의 배터리팩 가격을 조사해 평균치를 발표한다. 지난해 초 가격 전망을 177달러/kWh로 전망했지만, 실제 가격은 156달러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배터리 가격 하락 평균치인 전년대비 -7~8%를 적용하면 올해 배터리팩 가격은 14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팩 가격이 100달러까지 떨어지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원가가 동일한 수준이 된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다임러·BNEF가 전망한 2025년보다 빠른 2023년에 배터리팩 가격이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은 완성차 업체의 원가 감소에 도움이 된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대·기아차는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 7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지난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흑자 전환하며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와 같은 전기차 대량 생산 업체도 배터리 가격 하락에 힘입어 조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연합(EU) 환경규제 강화 및 전기차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임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배터리 가격 하락이 기존 전기차 확대 및 가격 경쟁에 따른 올 한해 예상 손실 1800억원을 상쇄한다고 판단한다”며 금융부문 이익 약 500억원 상향 등을 반영해 올 한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2300억원 상향 조정했다. 기아차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로 올 한해 유럽 전기차 판매 손실 1500억원 축소를 예상했다.

기아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니로EV는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 기아자동차]

임 연구원은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테슬라에 쏟아지는 호평을 보면서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전기차 대량 생산을 늦출 이유가 없다”며 “대량 생산 업체일수록 배터리 구매 단가의 디스카운트까지 적용돼 흑자전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임 연구원은 LG화학·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에 대해서도 “코발트·리튬·니켈 등 소재 가격이 함께 떨어지고 있고, 유럽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 하락 속도보다 매출 늘어나는 속도가 더 큰 선두 회사들에겐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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