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3인방이 콕 집었다, 전기차·5G에 주목
온라인 주식 거래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관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평생 수수료 무료'와 같은 혜택을 주면서 디지털 고객 자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정보 탐색에 나서는 온라인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자, 각종 투자 정보를 SNS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산·제공하는 부서도 세(勢)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온갖 정보가 빛의 속도로 오가는 여의도 증권시장에서 온라인 개미들을 돕는 투자 도우미를 자처한다. 사설 정보지에 의존하는 찍어주기식 재테크 정보가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팩트와 실적 전망치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도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실시간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상담해주는 라이브 생방송도 운영한다.
온라인 개미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 소속 투자 도우미 3인방에게 앞으로의 재테크 전략을 들어봤다. 김권진 한국투자증권 뱅키스고객부 차장, 민재기 KB증권 투자정보스콰드 차장, 백승우 NH투자증권 온라인비즈부 과장(이름 가나다순) 등 3명이다. 여의도에서 15년 안팎 일한 주식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이 크게 꺾여 전체 상장사 실적도 역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전기차나 5G(5세대) 이동통신 같은 꾸준히 성장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 소속 투자 도우미 3인방에게 요즘 온라인 개미들의 궁금증을 들어 봤다.
◇"마이너스 계좌로 고민 가장 많아"
―백승우 과장=지난해 주식시장 상황이 나쁘다 보니 어떻게 해야 손실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다. 이미 생긴 손실을 만회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개별 종목 때문이 아니라, 전체 시장 하락 때문에 손실을 봤다면 장기적으로 꾸준히 추가 매입해서 매수 단가를 낮춰가는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
―민재기 차장=작년 급락세를 겪은 투자자들은 올해 소폭 상승한 현재의 추세가 계속 유지될지를 가장 궁금해한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뉴스에 주목해야 한다. 저금리가 된다며 호재라고 해석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이번 금리 인상 중단은 양적 완화가 뒤따르지 않고 오히려 경기가 하향할 것이란 신호와 같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김권진 차장=미세 먼지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올랐다가 내리는 테마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 미세 먼지는 1년 내내 기승을 부린다. 일시적인 테마주로 출발했다고 해도 중장기 성장주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상장사 실적 역성장… 보수적 접근을
―김=다음 달 중순부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데, 1~2월 수출 실적이 이미 하강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아마도 좋은 숫자가 찍히진 않을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실적 저점이 언제인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올해 실적 잠정치를 보면,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11% 정도 줄어든다. 더구나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엔 미·중 무역분쟁, 트럼프 발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변수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변수들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진 않겠지만, 종목 선택이 어렵다고 해서 오르는 종목을 뒷북 치듯 따라 사서는 안 된다.
―백=올해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는 하기 어렵다. 다만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빠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연기금이 예년에 비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앞으로 주가가 더 빠지면 어느 정도 지지를 해 줄 수 있다.
―민=50~60대 고객들 중엔 노후 준비를 위해 주식 매매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금액도 크고 관심도 높다 보니 정보 수집에도 적극적이다. 수익은 확정시켜야 진짜 수익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과욕을 버려야만 계좌도 붉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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