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개 뜯는 데 1조원"...550조원 원전해체 시장에 '첫발'

세종=조규희 기자 입력 2022. 11. 27. 07:00 수정 2022. 11. 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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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550조 원전해체 시장 열린다①

[편집자주] 내년부터 우리나라의 첫번째 원전 '고리 1호기'의 해체가 시작된다. 전 세계에서 지어진 원전 600여기 가운데 지금까지 해체된 건 21기 뿐이다. 약 550조원 규모의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이 '원전 강국' 대한민국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원전해체 기술의 현 주소와 과제를 살펴본다.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 간의 가동을 멈추고 영구 정지됐다. /사진=뉴스1

1978년 국내에서 원자력발전소가 첫 상업운영을 시작한지 40여년 만에 최장수 원전인 고리 1호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원전 해체 작업이 곧 시작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자체 원전 기술 개발과 해외 원전 수주에 이어 첫 원전 해체까지 이뤄내면 '기술 개발-건설-운영-해체'에 이르는 완전한 원전 생태계가 조성된다.

원전 1기 해체에 드는 비용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앞으로 약 100년 동안 55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이란 기회가 우리 눈 앞에 열리는 셈이다.

27일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르면 내년 5월부터 우리나라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해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2017년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이후 지난해 5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해체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해체승인 신청 후 인허가심사엔 약 2년이 소요된다.

원전 해체에는 통상 15년 정도가 걸린다. 사용후핵연료 반출 등에 5년, 비(非)방사성 시설 철거와 방사성 시설 제염·해체 등에 8년, 이후 부지 복원에 2년이 소요된다. 해체 절차는 대개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제염·해체→비방사성시설 철거→폐기물처리시설 구축→방사성시설 철거→부지 복원 순이다.

그러나 고리 1호기의 경우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임시저장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고리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과 함께 비방사성시설 철거가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원전을 해체할 때 반드시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부터 해야 할 필요나 기술적 이유는 없다"며 "해체 물량으로 보면 비방사성 시설이 방사성시설보다 더 많은 만큼 비방사성 시설 철거를 진행하는 동시에 원자로 내 보관된 사용후핵연료를 건식으로 임시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방사능 제염 작업과 해체, 폐기물처리 등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 관련 기술수준은 정량적으로 선진국 대비 82% 정도다. 세부적으로 설계·인허가 89%, 제염 76%, 해체 81%, 폐기물처리 73%, 부지복원 74% 등이다. 선진국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고리 1호기를 자체 해체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엔 도달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문제는 '경험'이다. 원전 해체 업계 관계자는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원전 해체 경험을 쌓아야 기술을 보완할 수 있다"며 "경험없이 기술만 가지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긴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베이츠화이트는 전 세계 원전해체 시장 규모가 2116년까지 5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올 9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원전 203기가 영구 정지 상태로, 해체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진 해체된 원전은 불과 21기다. 미국 에너지솔루션스(Energy Solutions), 영국 아멕(AMEC), 프랑스 오라노(Orano) 등 초기 원전 도입국가들을 중심으로 10여개 주요 기업들이 원전해체 시장을 장악해왔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2002년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개발 이후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첫 원전 수출까지 7년이 걸렸다"며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원전 해체 기술과 처리·운영 능력을 국·내외에 증명해야 첫 '해외 원전 해체 수주'라는 기회가 생길수 있고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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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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