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총 판매량 57만6032대…전년비 8.9% 상승
IRA 및 출고적체 잔재 등 악재에도 성장세 이어가
그러나 이후 판매량은 경기위축 등 악재로 불투명

현대자동차의 세단 그랜저(GN7)는 지난 1월 913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1월 현대차 내수시장 최다 판매차량이 됐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세단 그랜저(GN7)는 지난 1월 913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1월 현대차 내수시장 최다 판매차량이 됐다. 사진.현대자동차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 5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1월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와 출고적체 등 악재가 상존하긴 하나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고 지난 2022년 전기자동차와 SUV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세가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변종 코로나 확산 등으로 인한 경기 위축이 가속화될 예정인 만큼 이달부터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5사는 지난 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총 57만6032대를 판매했다.

우선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지난달 국내에서 5만1503대, 해외에서 25만4793대로 전년 대비 8.4% 증가한 총 30만629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수와 수출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각각 11.5%, 7.8% 증가해 모두 준수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달 내수 3만8678대, 수출 19만3456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년 대비 9.0% 증가한 총 23만243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수와 수출 판매량은 각각 4.8%, 9.9% 증가했다.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3만2521대로 글로벌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수출 시장에서의 선전이 이어지며 지난 1월 총 1만625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1021대, 1만5230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4.0% 감소, 31.7%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쉐보레 트래버스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20% 증가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국내 시장에서 5444대가 판매된 토레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월 총 1만1003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해 연초부터 르노코리아를 누르고 순위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쌍용차는 내수 7130대, 수출 3873대로 각각 47.4%, 40.1% 증가해 견조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하락세를 겪으며 지난 1월 총 1만45대를 판매, 전년비 24.6%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수 및 해외 판매량은 각각 2166대와 7929대로 각각 52.7%, 10.3%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자동차 전용선박 확보난 및 높아진 수출물류비로 인해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 SUV 스포티지. 사진.현대차기아
기아 SUV 스포티지. 사진.현대차기아

작년부터 이어진 IRA와 출고적체, 경기 침체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판매량 호조가 완성차업계에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 해 업계에서는 △고공행진했던 원달러 환율로 인한 환차익 △국산차 성능에 대한 인식개선 △전기차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위주 판매 믹스개선 등을 기반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1.2%, 47% 상승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매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 7조2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 42.8% 증가한 실적을 기록해 사상 첫 영업익 7조 돌파 기록을 세웠다.

후발 3사(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 역시 지난 한해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지엠은 내수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견조한 수출 부문 상승세로 지난 2014년부터 이어지던 적자를 끊고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서도 올해 국내 시장에의 투자 강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KG그룹에의 성공적인 인수합병과 신형 SUV 토레스의 인기로 4분기 4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23분기 연속 이어지던 분기 적자를 끝내는 데 성공했다.

르노코리아는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의 해외 시장 선전에 힘입어 지난 2021년 대비 27.8% 증가한 16만9641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특별시 서초구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완성차업계 판매량이 경기부진 심화 등으로 전년도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 있다.

이동헌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최근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신년 세미나에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는 8000만대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8600만대)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제한적인 회복세가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완화하면서 반도체 수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주요국의 고금리·고물가 정책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올해 자동차 업계 주요 리스크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도 시행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활동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장을 꼽았다. 또한 비야디(BYD)를 포함한 중국 자동차 업체의 해외 진출과 내연기관차 업계의 전기차 출시량 증가, 자원 수급 불안에 따른 완성 차업체의공급 비용 증가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완성차 5사는 각각 신모델 출시 및 권역별 시장 상황에 맞는 대응을 통해 점유율을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코나와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과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을 출시 예정이다. 기아는 친환경 SUV 니로, 대형 전기 SUV EV9 등이 출격 대기 중이다.

한국지엠은 프리미엄 픽업 브랜드 GMC 도입과 신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물론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엄’ 기반 전기차인 리릭(LYRIQ)을 선보인다.

쌍용차는 인기 SUV 토레스 기반 전기차인 프로젝트명 U100과 여타 제품 개선 모델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각종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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