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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성능에 예쁘기까지 한 2세대 코나···"고급스러움의 끝판왕"

산업 자동차 야! 타 볼래

고성능에 예쁘기까지 한 2세대 코나···"고급스러움의 끝판왕"

등록 2023.01.30 07:36

수정 2023.02.21 07:24

박경보

  기자

[시승기]풍부한 첨단옵션에 확 키운 몸집 "패밀리카로 충분"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쁜 외관···인테리어는 고급감 느껴져저속 엔진질감 아쉽지만 고속 토크감·반자율주행 능력 발군

신형 코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나 예뻐졌대 모두 놀래 못 알아보겠대~" 신형 코나를 만나자마자 가수 박보람의 노래 '예뻐졌다'가 생각났습니다. 성형수술 없이 바나나 한 개, 계란 두 개만 먹으며 독하게 다이어트했다는 내용인데요. "누구도 부럽지 않아. 전에 네가 알던 내가 아냐"라며 자신감을 '뿜뿜'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박보람처럼 '분골쇄신'한 코나도 기존 모델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정말 예뻐졌습니다. 사진만 공개됐을 땐 일명 '스타리아 룩'에 대한 실망감이 일부 있었는데요. 실물은 딱히 지적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눈길을 줄 수밖에 없을겁니다.

1세대 코나는 국내서 단종된 벨로스터를 제외하면 현대차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층이 다소 겹치는 아반떼에 비해 젊은 감성과 개성적인 디자인이 많이 녹아든 차죠. 이번 신형 코나는 전작의 이미지를 이어받으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띕니다.

신형 코나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신형 코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앞서 그랜저와 스타리아에 적용됐던 수평형 LED 램프입니다. 여기에다 전면 범퍼의 입체적인 가니쉬와 스키드플레이트가 조합돼 소형차지만 상당히 다부진 느낌을 줬습니다.

다만 그랜저와 달리 낮에 주행할 땐 주간주행등이 양쪽 옆에만 들어옵니다. 신형 코나의 주간주행등은 헤드라이트를 켜야만 가운데까지 점등 되는데요. 단절감 없이 하나의 선으로 그린 라이트를 100%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아쉬웠네요.

신형 코나의 램프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램프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현대차는 이번 코나 디자인에서 전반적으로 램프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합니다. 램프류는 전면부와 후면부가 통일감 있게 디자인돼 있는데, 자세히 보지 않더라도 입체감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성의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물론 접촉사고나 주차사고 때 범퍼수리가 꽤 나올 것 같긴 하지만, BMW·벤츠에서나 볼 법한 디테일입니다.

전면이 화려한 느낌이라면 후면은 장식요소가 거의 없어 아주 간결합니다. 전면부와 디자인을 통일해 날렵한 인상을 주면서도 제법 큰 차 느낌을 줬습니다. 전면의 주간주행등처럼 일자로 쭉 뻗은 램프는 오로지 미등 역할만 하고, 범퍼 양옆엔 제동등과 방향지시등, 후진등이 통합된 램프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신형 코나의 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디자인이 마음에 들다보니 외관 얘기가 길었네요. 제가 시승한 차는 코나 1.6 가솔린 터보 2WD 인스퍼레이션 모델입니다. 실내엔 20만원짜리 컬러패키지가 적용돼 있고, BOSE(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파킹어시스트, 와이드선루프, 빌트인캠2 등 고급사양들도 추가옵션으로 적용돼 판매가격(3357만원)은 3000만원을 훌쩍 넘습니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신형 코나에는 그랜저에 들어간 첨단사양들이 거의 대부분 적용됐는데요.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코나 출시 당시 "차급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상품성으로 시장의 판도를 깨는 한 단계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한 배경입니다. 대중브랜드인 현대차가 만든 차지만 신형 코나는 사실상 프리미엄 소형 SUV로 봐야합니다. 가장 체급이 낮은 베뉴가 경제성을 강조하고, 코나는 이보다 눈높이가 높은 고객을 공략할 듯합니다.

코나의 실내 디자인은 외형만큼이나 세련됐습니다. 외관의 포인트가 수평형 LED였다면 실내는 양옆으로 길게 이어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입니다. 12.3인치 풀컬러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함께 이어 붙였는데, 운전자 입장에서 시인성이 탁월했습니다. 소형 SUV에서 느낄 수 없었던 고급감은 덤입니다.

또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입니다. 코나의 실내 디자인은 그랜저 레이아웃과 일부 유사한 점이 있는데요. 스티어링 휠에 붙었던 현대차 엠블럼은 스마트키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또 전자식 변속레버는 컬럼방식으로 스티어링 휠 밑에 위치해 수납공간을 극대화 했죠. 덕분에 센터페시아는 공조버튼들이 있는데도 상당히 깔끔한 인상을 줬습니다.

신형 코나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특히 실내에선 공간성이 두드러졌습니다. 신형 코나는 전장(4350mm)과 휠베이스(2660mm)가 기존 대비 각각 145mm, 60mm씩 늘어나 구형 투싼과 맞먹을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죠. 덕분에 2열에 성인남성이 탑승해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꽤나 넉넉합니다. 기존 모델의 약점을 아주 철저하게 보완한 모습입니다. 이 정도의 실내공간이라면 4인가족의 패밀리카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코나는 시동버튼을 눌러 잠을 깨우자 다소 거칠게 반응했는데요. 터보를 달고 있는데다 저배기량의 한계 때문인지 낮은 속도에선 높은 톤의 엔진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만 윈드쉴드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비롯해 다양한 부위에 흡차음재를 적용한 덕분에 일반적인 저배기량 터보차에 비해선 정숙성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코나의 진가는 고속주행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6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작은 차체를 아주 여유있게 이끌었죠. 신형 코나의 최고출력은 198마력, 최대토크도 27.0kgf·m에 달합니다. 자유로에서 다른 차들을 추월할 때 쭉쭉 치고나가는 토크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엔진질감 측면에선 조금 아쉽지만, 동력성능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신형 코나의 2열 공간.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2열 공간. 사진=박경보 기자

터보엔진 덕분에 소형차 특유의 둔한 움직임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1.6 일반흡기 엔진을 단 베뉴는 정말 답답했었거든요. 물론 차급의 한계로 스팅어나 제네시스 G70 같은 스포츠세단과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날렵하게 생긴 얼굴값을 톡톡히 하네요.

코나 운전석에서 또 다른 묘미는 바로 '반자율주행'입니다. 시승차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이 옵션으로 적용돼 있었는데요. 이 기능을 활성화 시키자 차선 중앙을 따라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스스로 주행했습니다. 규정속도보다 높은 속도로 설정하더라도 과속카메라 앞에서 규정속도로 알아서 감속하는 것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대로 부산까지 내려가더라도 피로감이 크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HDA 모드로 주행 중 호기심에 스티어링 휠에서 살짝 손을 떼어봤습니다. 약 10초가 지나면 계기판에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가 뜨고, 20초 정도 지나자 경고음이 크게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0초가량이 흐르면 반자율주행이 강제로 해제됐는데요. 차에 운전을 완전히 맡기긴 어렵지만 운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안전·편의사양인 셈이죠.

장거리 주행이 많은 분이라면 꼭 NSCC와 HDA를 선택하시길 추천합니다. 참고로 이 사양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코나엔 차로유지보조(LFA)가 기본사양으로 적용돼 있어 부주의한 차선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전방충돌방지보조(FCA)를 비롯해 지능형속도제한보조(ISLA), 운전자주의경고(DAW), 전후방주차거리경고(PDW) 등을 기본으로 탑재해 초보운전자라도 자신있게 운전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저속에서 다소 거칠었던 엔진은 60~80km/h 구간에서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습니다. 속도가 오를수록 A필러 부근에서 풍절음이 커졌지만 차급을 감안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아주 높은 속도로 주행하지 않는 이상 꽤 조용하고 안락한 주행이 가능했죠. '도심형 SUV'로서의 기본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신형 코나의 스티어링휠과 스마트키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스티어링휠과 스마트키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다만 한 가지. 코나에 동급 최초로 적용된 19인치 휠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역동적인 디자인의 큼직한 휠은 코나의 멋진 외관을 더욱 돋보이게 하지만, 타이어의 충격흡수 기능을 제한하니까요. 205만원짜리 HTRAC(4륜·험로주행모드)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되지 않는 것도 다소 영향이 있겠네요(시승차는 2륜).

8단 자동변속기가 만들어내는 코나의 연료효율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승구간이 길진 않았지만 자유로와 시내도로를 두루 주행한 결과 15.5km/ℓ의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신형 코나의 복합연비는 13km/ℓ니까 기대이상의 효율을 보여준 셈입니다. 다만 코나의 파워풀한 동력성능에 홀려 엑셀레이터에 힘을 준다면 10km/ℓ 이하의 연비는 각오해야겠죠.

◇총평
지난해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던 코나는 5년 만의 풀체인지를 통해 반전을 예고했습니다. 코나는 올해 풀체인지를 앞둔 신형 트랙스, 기존 1위 셀토스와 함께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나는 크지 않으면서도 첨단사양을 갖춘 SUV를 원하는 분들에게 딱입니다.

이번에 시승해본 코나는 상품성에서 딱히 약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얄미울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으니까요. 3세대 신형 플랫폼이 적용된 코나는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에 맞게 몸집이 한층 커졌습니다. 옵션도 그랜저나 다름없을 만큼 풍부합니다.

신형 코나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신형 코나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코나에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릴렉션 컴포트 시트(1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빌트인캠2, 실물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e하이패스 등이 동급 최초로 적용돼 있습니다. 키가 없어도 운전이 가능한 디지털키2 터치,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미세먼지 센서 연계 공기청정 기능 등도 탑재돼 있죠.

그 뿐인가요. 앞서 언급했듯 FCA, LKA, ISLA, HDA, NSCC 등 운전을 도와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다양하게 갖췄습니다. 차체만 작을 뿐이지 앞서 출시된 신형 그랜저가 전혀 부럽지 않을 정도입니다.

다만 소형 SUV의 고객층을 감안할 때 다소 높은 판매가격은 조금 아쉽습니다. '깡통' 모델에도 각종 편의사양들이 기본 적용돼 가장 낮은 트림(모던)도 2584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최고 높은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은 3155만원이고, '풀옵션'을 선택하면 3000만원 중반까지 올라갑니다. 2144~2707만원에 팔렸던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대략 300만원 가량 올랐네요.

하지만 큰 폭으로 개선된 상품성을 고려하면 300만원의 인상 폭은 납득할 만한 수준입니다. 좀 더 저렴한 소형SUV를 원한다면 코나의 동생인 베뉴나 경쟁모델인 티볼리 등을 선택하면 될 테니까요.

현대차는 조만간 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N라인, 전기차까지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힐 예정인데요.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무장한 만큼 셀토스의 왕관을 빼앗아 오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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